re:collection 도시의 계절을 다시 품다

기획/의도

당신이 살고 있는 푸른 지구는 손가락 클릭 한 번이면 지구의 크기가 무색할 만큼 원하는 것을 쉽고 빠르게 얻는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개발이 성장할수록 국민의 소비도 증가한다. 현대사회에서 당신이 쥐고 있는 물질적인 요소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사라지는 일상의 쉼을 당신은 찾아다닌다. 기후 이상은 지구가 인간에게 알리는 경고이다. 당신의 여유는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다. 봄,여름,가을,겨울 뚜렷하던 사계절은 이제 모호한 단어로 남는다.

기술의 발달은 잠깐의 안락함을 제공해 줄 뿐이다. 당신은 이제 플라스틱이 뒤덮은 세상에 살고있으며, 그것들은 몸속에 자리 잡는다. 지구상에 인간이란 종으로 살면서 다른 생명체의 삶에 고통을 주고 있다.

당신은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 급하게 허우적거릴 필요 없다. 자, 헤어 나오려면 당신이 지닌 불편한 짐들을 벗고 몸을 가볍게 놔두면 된다.

당신도 그냥,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aside> 📎 이번 전시는 환경문제 대부분을 지니고 있는 ‘패스트 패션’을 중심으로 8월부터 기부받은 헌 옷을 활용해 문제에 집중하도록 소수 인원으로 제한하며, 도시간에서의 보고, 읽고, 소통하며, 느껴보는 경험의 일부가 물건들로 꽉 채워진 당신의 삶에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시작한 문제를 우리가 풀어보는 자리이다.

</aside>

자연의 일부인 그냥, 사람들이 준비한 전시로 도시간으로 들어오는 당신의 발걸음이 무거울지라 도, 돌아 나가는 발걸음은 충만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채아의 목소리

올해 여름부터 지속적인 예술을 지향하며 헌 옷을 모아 전시과 공연을 이어왔습니다. 현재 지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를 깨닫고, 환경을 해치는 것들에 대해 더 들여다보고 돌아보며, 지구를 위해 예술로 실천하자는 취지로 이 작업은 시작 되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하는 것들이 도움이 될까”, “어떻게 하면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예술로 표현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돌고 돌며 몇 개월이 금세 지나갔네요.

이번 단체전에 참여하게 되며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 한 것은 전시의 타이틀 그대로의 ‘재-수집’이 라는 단어와 행위였습니다. 우리가 지구를 위해 다시 수집해야 할 것들.

  1. 1차적으로 저에게 ‘재-수집’되었던 헌 옷들로 오브제와 설치를 진행하였습니다. 창윤 작가님의 오랑우탄이 잃어가고 있는 서식지(자연)을 의미하기도 하며, 옷들과 천에는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문구를 새겨보았습니다.

  2. 재사용 될 수 있는 상태의 기부 받은 옷들은 다른 주인들에게 2차적으로 ‘재-수집’ 해갈 수 있도록 ‘아나바다’ 장을 엽니다. 가져가지는 분들의 삶 속에 다시 잘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3. 아트필름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자연을 ‘재-수집’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계화된 사회에 점차 가려지고 있는 자연, 살 곳이 사라지는 동물들, 그리고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이 모든 것들. 우리는 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을 깨닫고 하나씩 재수집해야 합니다.

  4. ‘재-수집’되어 만들어진 관람하시는 분들에게 주어지는 문답지는, 여러분의 기억을 돌아보며 시간을 ‘재-수집’ 할 수 있도록 작성된 것입니다. 여러분이 날마다 착용하는 옷과의 기억을 잠시나마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창윤의 목소리 >> 도시간 칠판에서 듣기